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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리 레이디 2권

ytfjhds 2024. 2. 14. 14:47


김지우 님의 마이 페어리 레이디 2권 리뷰입니다. 달달한 소설을 읽고 싶어서 구매했고, 예상대로 달달한 소설이에요. 읽기도 좋아서 페이지도 잘 넘어가는데, 문득 언제부터 남주와 여주가 이렇게 깊은 마음을 갖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둘은 좋아 죽는 것 같아 보이는데 왜 그런건지 모르겠던... 제가 뭘 놓치고 읽은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좀 아쉽네요.
1. 작품 소개

당신이 원하면, 뭐든 해도 됩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숙부인 국왕의 기사
로 살아가고 있는 선왕의 사생아 로이드 헤센타인 백작.
어느 날, 학을 탄 소녀 아란이 찾아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로이드는 매몰차게 거절하지만, 국왕의 명으로 동대륙의 공주이자
서왕모의 요지선인인 아란과 정략결혼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아란과 엮일수록 로이드의 주변에는 믿을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자꾸 벌어지고
급기야 로이드는 여우로 변하는데…….
동대륙의 선녀 아란과 서대륙의 기사 로이드의 혼인생활은 무사할 수 있을까?
동서양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
‘마이 페어리 레이디’!


백작님은…… 왜 이렇게 저한테 친절하세요?
당신이 예뻐서요.


2. 미리 보기

잠결에 로이드는 부드럽고 따뜻한 것이 품으로 파고드는 걸 느꼈다. 기분 좋은 감촉에 꼭 끌어안자 상대가 히잉 하고 칭얼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것이 귀여워서 웃던 그는 흠칫해서 눈을 떴다. 웬 아리따운 아가씨가 그의 가슴에 기대 잠들어 있었다.
로이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눈을 굴리던 그는 상대의 얼굴이 퍽 낯익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란?
정확히는 봉인이 풀린 아란의 모습이었다. 제일 먼저 든 것은 어디 아픈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아란이 품속에서 꼬물꼬물 움직이자 위기감이 급격히 치솟았다. 그는 무념무상의 경지에 들기 위해 애쓰며 말했다.
아란, 제발 일어나요. 아란?
아란은 아침잠이 많았다. 새로 변했을 때도 로이드가 따뜻한 물에 넣어줘야 겨우 눈을 뜰 정도였다. 애타는 부름에도 그녀는 콧등만 조금 찡긋거리고 말았다. 로이드는 심각한 고뇌에 빠졌다.
‘왜 자랐는데도 귀여운 거지?’
잠시 공황상태로 있던 그는 정신을 차리고 아란의 어깨를 살살 흔들었다. 다 자란 모습이라도 워낙 가냘파서 세게 흔들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란이 칭얼거리며 그에게 달라붙었다.
싫어, 조금만 더 잘래요.
익숙한 소녀의 목소리가 아닌 부드러운 여자의 음성이었다. 순간 목덜미의 솜털이 삐쭉 일어나는 것을 느낀 로이드는 혀끝을 깨물었다.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은 그는 아란을 품에 안고 몸을 일으켰다. 공주님 안기로 조심조심 이동해서 옆방의 침대에 눕히는 것까지 성공했다.
……추워.
눈을 반짝 뜬 아란이 로이드를 붙잡았다. 그녀는 남자의 애간장을 다 녹여버릴 것 같은 얼굴로 속삭였다.
추워요, 백작님. 가지 마세요.
로이드는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다. 청순가련한 미녀가 침대에 누운 채 춥다고 호소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아아, 어머니. 살려주십시오.’
로이드는 돌아가신 어머니까지 찾으며 인내심을 그러모았다. 떨리는 손으로 아란의 머리를 쓰다듬은 그가 달래는 목소리를 냈다.
자, 착하죠. 곧 따뜻해질 겁니다.
졸린 눈을 깜빡인 아란이 그에게 양팔을 내밀었다. 안아달라는 뜻인 것 같았다. 신음을 삼킨 로이드가 이불을 들어 그녀를 돌돌 말았다. 그는 고치가 된 아란을 품에 안고 누웠다.
밤새 비어 있었던 침대는 과연 선뜩하리만큼 차가웠다. 괜히 미안해진 로이드는 아란을 좀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그제야 만족한 아란이 그의 가슴에 뺨을 비벼대며 속삭였다.
백작님 가슴이 쿵쿵거려요.
당신 때문입니다.
로이드가 약간의 원망을 담아 말했다. 그걸 무슨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헤헤 웃던 아란이 스르륵 잠들었다. 한숨을 쉰 로이드는 제 체온으로 침대가 따뜻해질 기다렸다. 다행히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았다.

◇ ◆ ◇

연회가 끝나고 며칠 뒤, 사절단의 대표가 로이드의 저택을 방문했다. 없는 트집도 만들어낼 기세로 들이닥친 이들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황녀를 보고 주춤했다.
어서 오세요. 이렇게 와주셔서 기뻐요.
조그마한 꽃바구니를 든 아란이 활짝 웃었다. 그녀는 자신이 기른 것이라며 모두에게 꽃을 나눠주었다. 황송해하며 무릎을 꿇는 이들을 일으킨 아란이 정원부터 안내하겠다며 앞장섰다. 사절단은 연신 굽실거리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것을 지켜보던 무라가 로이드에게 말했다.
- 자네는 착한 건지 나쁜 건지, 교활한 건지 순진한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모르셨군요. 인간은 원래 그렇습니다.
- 글쎄, 그건 아닌 것 같군.
냉담한 대꾸에 어깨를 으쓱한 로이드가 그의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금와가 안 보이는군요.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따라와 시끄럽게 굴 거라 생각했던 개구리가 보이지 않았다. 로이드를 따라 하듯 어깨를 으쓱한 무라가 말했다.
- 자네 덕에 술병이 나서 말이야.
예?
- 기억 안 나나?
로이드는 뒤늦게 금와를 포도주잔 속에 쑤셔 넣었던 것을 떠올렸다. 멋쩍게 헛기침을 한 그가 되물었다.
포도주가 그렇게 독했습니까?
- 금와는 술을 무척 좋아한다네.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멈추지를 못할 정도야. 그런데 왕부에서 일하게 되면서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 금주를 시작했지. 그게 자네 때문에 깨져버렸네.
100년 가까이 참아왔던 욕망이 터졌으니 이성을 잃는 것이 당연했다. 금와는 닥치는 대로 술을 마시고 또 마셨다. 왕의 포도주 창고 하나를 완전히 거덜 낸 후에야 쓰러진 그는 아직까지 술병으로 끙끙 앓고 있었다.
그것참 안됐군요.
싱긋 웃는 로이드를 보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 무라가 물었다.
- 그래, 무슨 일로 나를 찾았나?
아, 아란의 일로 의논드릴 것이 있습니다.
로이드는 그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며칠 전, 귀왕이라는 요괴와 만났고 그 뒤로 아란의 봉인이 자주 풀린다는 설명을 들은 무라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 귀왕이라고?
예,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란도 그가 귀왕이라고 했고요.
- 이상하군. 제아무리 귀왕이라고 해도 왕모의 봉인에 영향을 주진 못할 텐데.
서왕모는 모든 선인의 우두머리다. 귀왕이 천신에 필적하는 힘을 지녔다고 하나 감히 비교할 대상은 아니었다. 무라의 설명에 로이드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 외엔 짐작 가는 곳이 없습니다.
- 일단 귀왕이 줬다는 보석부터 살펴보지.
고개를 끄떡인 로이드가 무라에게 자리를 권한 후 보석을 꺼냈다. 상자를 열어 보랏빛 사파이어를 내밀자 무라가 갸웃거렸다.
- 그냥 평범한 보석인데?
저주 같은 게 걸려 있는 것 아닙니까?
- 상상력이 풍부하군. 이건 말 그대로 잘 지내자는 선물인 것 같네. 불순한 기운도 없고.
무라가 보석을 도로 상자에 내려놓았다. 로이드는 곤혹스러운 기분이 되었다.
요괴의 짓이 아니면 어디 아픈 걸까요?
- 전보다 더 씩씩해 보이던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 기운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네. 선인은 지나치게 건강한 상태야.
건강하다는 말에 기쁘면서도 그럼 뭐 때문인가 고민하게 된다. 끙끙거리던 그를 유심히 쳐다보던 무라가 물었다.
- 봉인이 주로 언제 풀리나?
아, 아란이 깊게 잠들면 풀립니다. 잠에서 완전히 깨면 원래대로 돌아가고요. 봉인이 풀려도 의식을 못 하니 문제가 될까 봐 걱정스럽습니다.
- 그렇군, 자네는 그걸 보고 있고?
그…….
퍼뜩 고개를 든 로이드는 무라의 눈과 마주쳤다. 등으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완전히 굳어버린 그를 보고 한숨을 쉰 무라가 말했다.
- 벌써 한 침대를 쓰는 사이였다니. 뭔가 복잡한 심경이군.
아닙니다! 아란은 결백…… 아니, 저는 아란에게 손댄 적이…….
횡설수설하던 로이드가 혀를 깨물 뻔했다. 풋 소리를 낸 무라가 말했다.
- 농담이야. 아란선인이 혼자 못 자는 것도 알고 있네. 자네에게 어리광을 부린 모양이군.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로이드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앓는 소리를 내는 그를 툭 친 무라가 물었다.
- 괜찮은가?
……자살하고 싶은 기분이니 잠시만 내버려두십시오.
- 저런. 괜찮지 않은가 보군.
무라는 즐거운 듯이 말했다. 한참 만에 자괴감을 극복한 로이드가 입을 열었다.
뭔가 짐작 가는 곳이 있으십니까?
- 음? 답이야 이미 나왔지 않나?
그러자 무라가 뜻밖의 말을 했다. 로이드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 외적인 이유가 아니면 내적인 이유뿐이겠지.
내적인 이유라면…….
- 선인이 자라고 싶다고 생각해서.
로이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아란은 성장에 딱히 욕심을 내지 않았다. 앞으로 120년만 기다리면 봉인을 풀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자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다니. 남은 시간이 너무 괴롭지 않을까 싶었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 자네 의외로 둔하군. 다른 일에는 똑똑하더니.
난처한 듯 웃은 무라가 말을 이었다.
- 연적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겠지.
예?
- 말로 설명하려니 좀 어렵네만, 여자들의 기 싸움 같은 게 있잖은가. 연회에서 본 낭자가 자네를 노리는 걸 보고 경계심이 들었겠지. 게다가 자네는 선인을 귀여워하고 예뻐하지만, 정말 그것뿐이잖나.
로이드는 뭐라도 변명하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공주에겐 일말의 관심도 없다든가. 아란을 귀여워하고 예뻐하는 것 이상을 하면 범죄라든가.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많았지만, 하나도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굳어버린 그를 보고 싱긋 웃은 무라가 말했다.
- 자네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니 걱정하지 말게. 다만, 벌써 그럴 때가 되었나 싶어서 좀 서운하군. 아장아장 걸어다니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한데 말이야.
…….
- 그런데 자네, 선인의 사랑을 받는 기분은 어떤가?
무라 님, 그만 좀 놀리시면 안 되겠습니까.
귓불이 벌겋게 달아오른 로이드가 항의했다. 큭큭 소리를 낸 무라가 손을 내저었다.
- 미안하군. 지금이 아니면 자네가 당황하는 모습을 못 볼 것 같아서 말이야.
아란과 함께 있으면 매일 보게 되실 텐데. 안타깝군요.
로이드가 어린애처럼 툴툴거리며 말했다. 말이 씨가 되었는지 쿵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색이 시퍼렇게 변한 제임스가 말했다.
배, 백작님. 빨리 좀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로이드는 올 게 왔구나 하고 생각하며 벌떡 일어섰다. 무라에게 양해를 구한 그는 제임스의 뒤를 쫓았다. 앞서 가는 제임스가 횡설수설하며 설명했다.
정원 안내까진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황녀님께서 사절단에게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시지 뭡니까. 다들 좋다고 티룸으로 옮겨갔는데, 황녀님이 처음 보는 도구를 써서 차를 우리셨습니다. 그걸 마신 사절단들이 모두…….
죽었나?
로이드가 길게 늘어지는 설명을 자르며 말했다. 당황해서 눈을 크게 뜬 제임스가 고개를 붕붕 저었다.
주, 죽다니요! 무슨 끔찍한 말을 하시는 겁니까. 그, 그런데…… 죽는 게 차라리 나을까요?
무슨 헛소리야?
미간을 찌푸린 로이드가 티룸의 문을 열었다. 기사들의 비명이 들리는 것을 보니 뭔가 사고가 터진 것 같았다. 열린 문 안쪽에서 누군가의 비명이 들렸다.
안 돼!
동시에 시커먼 뭔가가 안에서 튀어나왔다. 기괴할 정도로 살찐 쥐였다. 옆으로 피하는 로이드에게 제임스가 소리쳤다.
악! 그걸 잡아야 합니다!
로이드는 반사적으로 쥐를 쫓았다. 놈은 뱃살을 출렁거리며 복도를 달려가고 있었다. 아무리 뚱뚱해도 쥐는 쥐라서 사람이 쫓아가긴 힘들었다. 코너를 돌아 사라지려던 쥐가 무라에게 쫓겨 다시 로이드 쪽으로 달려왔다.
대기하고 있던 로이드는 잽싸게 놈을 잡아챘다. 찍! 하고 크게 울부짖은 쥐가 그의 손을 물려 했다. 그는 놈을 허공에 던졌다가 다시 낚아챘다. 목이 졸린 쥐가 버둥거리며 발버둥을 쳤다.
죽이면 안 돼요!
급히 달려 나온 아란이 그를 말렸다. 기사들도 그에 동참했다.
사절단 대표지 말입니다! 죽이면 안 되지 말입니다!
놀란 로이드는 쥐를 떨어뜨릴 뻔했다. 그는 뚱뚱하고 못생긴 쥐를 힐끗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게 뭐라고?
찍, 하고 쥐가 대답하듯 울었다.

◇ ◆ ◇

로이드는 연신 메에에 울어대는 염소와 카펫을 쪼아대는 닭, 바닥에 드러누운 돼지와 소파 밑에 기어들어간 토끼, 자루에 갇힌 쥐를 확인했다. 모두 아란의 차를 마신 사절단이 변한 모습이었다. 로이드는 그들이 변한 것보다 종류의 다양함에 감탄했다.
참 골고루 변했군요.
죄, 죄송해요.
그의 앞에 죄인처럼 선 아란이 울먹이며 사과했다. 로이드는 얼른 그녀를 안아 들고 토닥였다.
제가 변한 것도 아닌데 사과할 필요 없습니다.
- 자네 진짜 그러긴가.
찻잔을 확인하고 있던 무라가 눈총을 줬다. 로이드는 어깨를 으쓱하며 사실이잖습니까. 하고 말했다. 한숨을 쉰 무라가 이마를 긁적였다.
- 찻잎에도 찻물에도 별 이상은 없어 보이는데. 선인, 여기 뭔가를 했나?
아뇨, 선계에서 배운 그대로 했어요.
아란이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무라가 난감하게 말했다.
- 나도 이런 쪽엔 지식이 없어서 도움이 안 되는군. 다른 이에게 보여봐야겠어.
다른 이라면……?
- 비회 님께 여쭤보고 오겠네. 그때까지 이들을 맡아주게.
비회 님이 누군지 몰라 아란을 보자 외백부님이요. 하고 속삭였다. 거대 거북의 이름이 바로 비회였던 모양이다. 로이드는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무라 님.
- 인사는 됐네. 선인 옆에 꼭 붙어 있게.
여기서 더 사고 치면 곤란하다고 말한 무라가 다기를 들고 사라졌다. 로이드는 한층 더 우울해진 아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신경 쓸 것 없습니다. 외백부님께서 좋은 방법을 알려주실 겁니다.
……죄송해요.
아란이 기운 없이 고개를 숙였다. 이대로 두면 계속 풀이 죽어 있을 것 같았다.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로이드가 기사들을 향해 명령했다.
한 마리에 둘씩 붙어서 보호해. 교대로 감시하면서 다치지 않게 돌봐.
네? 어떻게 돌보란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많이 먹이고 재워. 자고 나면 원래대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되는대로 내뱉은 말에 기사들이 과연 주군이라며 고개를 끄떡였다. 그들은 누가 무슨 동물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그때 기사 중 하나가 눈치를 보며 물었다.
저, 주군. 이 돼지는 손님방에서 재울까요, 우리에서 재울까요?
바닥에 드러누운 검은 수퇘지를 힐끗 쳐다본 로이드가 차갑게 말했다.
자고 일어났을 때 방 안에 똥을 싸질러둔 것과 가축우리에 누워 있는 것 중에 어느 게 나은지 각자 판단해서 행동해라.
기사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어떤 상황이 더 나은지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로이드는 그들을 내버려둔 채 방을 나섰다.


#05. 차 한잔 어떠세요?
#06. 눈물이 방울방울
#07. 빛나는 거울보다
#08. 여우를 좋아하세요?